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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Paradise l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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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ㅇ 저는 가인의 'Paradise lost'가 떠올랐어요. 이 곡은 가인의 솔로 앨범 'Hawwah(2015)'의 타이틀곡이에요. 앨범 제목부터 '하와'인 걸 보면 알 수 있듯, 수록된 여섯 곡 모두 성서의 창세기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만들어졌어요. 예를 들면 1번 트랙 'Apple'은 선악과를, 4번 트랙 'The First temptation'은 아담이 처음으로 유혹을 받는 장면을 나타내요. 그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Paradise lost'는 에덴 동산에서 추방된 주인공들의 마음을 노래합니다. 곡이 시작할 때에 오르간 소리가 엄청나게 웅장하게 울려 퍼지거든요. 저는 케이팝에서 오르간 연주를 이렇게 본격적으로 들어본 적이 또 있었나 싶어요. 좁디 좁은 산장에서 여성들이 각자의 욕망을 드러내는 게 이 노래와 잘 어우러집니다.
"지금 난 거의 다 paradise" 가인, 'Paradise lost'
"하지만 이곳은 감옥이 아니라 작게 만든 천국이었다" -《성소년》 p.298
그러니까 아직 천국이 완성됐다는 건 아니죠. 만일 요셉이 납치를 당하지 않고 계속 활동할 수 있었다면, 네 여성들도 일상에서 덕질을 이어갈 수 있었다면, 그건 그것대로 또 천국일 수도 있었으리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은 고립된 곳에서 자신들만의 천국이자 지옥을 만들어내는거죠. 오세연 이 곡의 MV 속 배경도 왠지 소설 속의 산장을 연상시켜요. 뭔가 삐걱거리고, 기괴하고 푸른 빛이 도는 음침함이 느껴지는 MV더라고요. 남들이 보기에는 감옥 같겠지만, 그들에게는 딱 한 가지 이유로 천국이 될 수 있는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