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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P-a j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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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ㅇ 이희주 소설가가 쓴 작가의 말을 읽으면서 떠오른 곡은 TRPP의 'a joke (with Yogoe)'입니다. 일단 TRPP라는 밴드부터 간략하게 소개를 드려야 할 것 같아요. 2021년도에 정말 아무런 조짐 없이 갑자기 나타난 팀입니다. 이 팀을 처음 알게 된 계기는 드라마 <구경이> OST였어요.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지 않는 저 신비한 목소리는 도대체 뭐지라는 생각을 했었죠. 이제 아주 의미심장한 작가의 말을 살펴볼게요. “어느 아침 눈을 뜨니 보석새는 녹아 사라지고 없었다 사람들이 웃었다 너는 속았다 처음부터 보석새는 없고 너는 얼음새를 쥔 것이라고 누가 말해 하지만 새장은 여기에 남아 나에게 새의 모양을 떠올리게 한다 (…) 빈 새장을 만지며 나는 말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겠구나" -《성소년》 작가의 말(p.343-344) 빈 새장을 도대체 왜 만지는 건가 싶지만, 아무튼 빈 새장을 만지면서 아름다움을 떠올린다는 거예요. 근데 "너는 속았다 처음부터 보석새는 없고"라는 문장이 빈 새장을 만지기 전에 먼저 나오거든요. 거기에 사실은 새가 있어야 되는데 없으니까 너는 속았다고 말해요. 저는 이게 작가가 독자들을 향해 건네는 말처럼 들렸어요.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는 물론 허구의 이야기이고 터무니없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 소설을 끝까지 읽어준 독자들의 존재를 느낀다는 것. 그러므로 이렇게 괴이하고 음흉한 사랑 이야기를 계속해서 만들어내겠다라는 의지처럼 느껴졌어요. TRPP의 목소리, 곡의 분위기, 그리고 '농담(a joke)'이라는 제목까지 모두 작가의 말과 잘 어울립니다. 오세연 저는 작가의 말을 보면서 조금 다른 생각을 했어요. 보석새인 줄 알았던 것이 알고보니 보석이 아니라 얼음이었다고, 그래서 너는 속았다라고 하는 구절도 있죠. 내가 너무나도 아름답다고 말한, 그래서 귀하게 여기고 사랑했던 것이 실은 얼음이었다는 말이에요. 요셉은 무대에서 반짝거리고 빛나는 스타였지만, 그렇게 침대에 누워서 아무것도 못하는 상태가 됐을 때 그가 그 자체로 보석일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보석으로 꾸며졌던 얼음'이 결국에는 요셉인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