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이유의 'unlucky'를 떠올렸습니다. "마치 하루하루가 잘 짜여진 장난 같아. 달릴수록 내게서 달아나."라는 가사가 있는데요. 만약 우리에게 운명의 쳇바퀴 같은 게 있다고 한다면, 그런 쳇바퀴를 타고 있는 모습을 빗댄 거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운명을 거스르기보다는, 이미 내게 짐 지워진 운명은 받아들이되 나는 나의 보폭대로 느리게 걸어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했고요. 1권 보다는 2권을, 그중에서도 에필로그를 떠올리며 선곡했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장르가 미스터리+오컬트+로맨스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성장 소설로 읽히기도 했어요. 마지막에 재인이 운명 뒤에 숨어있는 필연에 대해 말하잖아요. 처음 이야기에서 만난 재인과, 이야기를 끝낼 때의 재인이 서로 조금 다르게 느껴져요. 마치 긴 세월이 지나서 성숙한 인물이 된 것 같달까요.
이 노래의 가사를 2019년의 아이유가 작사했다는 것 또한 의미 있는 것 같아요. 그 또한 부침이 많았는데도, 이렇게 밝은 멜로디에 희망적인 가사를 더할 수 있다는 게 대단하기도 하고요.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가사로 적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