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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MU-HAPPE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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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곡자
호스트 선정
저는 '녹턴'이라는 제목이 주는 인상과는 달리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가 펼쳐져서 깜짝 놀랐어요. 좌충우돌한 한바탕 소동극처럼 내용이 전개되는데, 그 모든 게 주인공 '스티브'의 상상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고요. 성형수술 후 옆방에 있는 린디를 만나 저지른 일부터였을까? 아니면 성형수술을 한 지점부터일까? 그것도 아니면 누추한 골방에서 음악을 만들며 지내던 뮤지션 스티브로서의 삶 전체가 상상인 건 아닐까? 싶었어요. 이 소설을 보면서 떠오른 곡은 AKMU의 'HAPPENING'이에요. 악뮤의 이 노래는 곡 전체가 일종의 반어법 같아요. 우리의 만남은 일종의 해프닝이고, 우린 그렇게 진지한 건 아니고, 다음에 만나면 그냥 모른 척 하자 라는 식의 가사를 가지고 있는데요. 사실 이게 엄청 많이 사랑했고 엄청 진지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저는 《녹턴》의 스티브가 린디에게 하는 말처럼 이 노래를 들었어요. 소설 속 두 사람은 물론 로맨스 구도로 그려지지는 않는데요. 그럼에도 그보다 더하다면 더한 만남이 그들 사이에 이루어진 것 같아요. 로맨스만큼의 스릴 있는 사건을 함께 경험한 사이라는 점에서도요.
그리고, 이 뮤직비디오에 '해피 엔딩(HAPPY ENDING)'이라는 전광판 중 일부가 고장나서, '해프닝(HAPP- EN-ING)'으로만 불이 들어오도록 연출 된 장면이 있거든요. 《녹턴》의 스티브는 본인의 해피 엔딩을 바라면서 끝을 향해 가지만, 과연 이것이 그에게 정말 해피 엔딩일지 해프닝일지 같은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