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화사-i’m bad too (feat. DPR LIVE)

함께 읽은 책
선곡자
게스트 선정
제가 이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엘리자베스와 그의 옆집 여성 해리엇의 첫만남이에요. 엘리자베스가 매들린을 낳고,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서 고생하고 있을 때 해리엇이 등장해요. 모른 척하고 엘리자베스 집에 와서 도움을 주는 거죠. 이때, 엘리자베스가 아이를 낳고 갖다 버리고 싶은 마음이 적어도 두 번은 들었다고 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얼마나 나쁜 사람으로 비칠지 고민해요. 그런데 해리엇이 약간 우습다는 듯이 이렇게 대답하잖아요. “두 번? 정말 두 번밖에 안 들었어요? 그런 마음이 스무 번 든다 해도 절대 많은 게 아니에요.” 사실 둘은 엄청 다른 사람이에요. 해리엇은 그 시대가 원하는 가정주부의 역할을 다해내는 사람이었고, 때로는 엘리자베스에게 좀 자제하라고 말하기도 하죠. 그렇지만 연대와 우정을 쌓아가고요. 저는 화사의 ‘i’m bad too’를 떠올렸어요. 마마무 앨범 프로듀싱을 함께하던 박우상 PD와 전체적으로 공동 작업한 화사의 첫 번째 솔로 앨범 수록곡인데요. 가사가 이런 식이에요. “나 지금 너무 안 좋아" / “너도?” “나도" / “괜찮아". 물론 이 노랫 속에서는 우린 다 젊으니까 괜찮아 라는 전제가 있어요. (웃음) 하지만 “네가 나쁘다고? 나도 나빠"라는 가사가 엘리자베스와 해리엇 두 사람의 대화와 겹쳐져요. 무척 흥겹고 신나는 곡이에요. 듣고 있다 보면 그래 다 괜찮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요.